가계부·생활비

외벌이 4인 가족 생활비, 세후 450만원으로 한 달 예산 짜봤습니다

450만원, 네 식구 살아남기 2026. 6. 30. 23:03
 

우리집은 외벌이다. 세후로 매달 450만 원이 들어온다.

남들한테 말하면 "그 정도면 괜찮네" 하는데, 정작 가계부를 제대로 펴본 날 나는 좀 멍해졌다. 한 달에 남는 돈이 12만 원이었다.

큰 사고를 친 것도 아니다. 명품을 산 것도, 차를 바꾼 것도 아닌데 매달 이 모양이었다.

그래서 이 글은 '이상적인 가계부 예산표' 같은 게 아니다. 세후 450만 원을 실제로 굴려보면서 어디서 돈이 막히는지, 뭘 먼저 건드려야 숨통이 트이는지 적은 거다. 우리집이랑 비슷한 외벌이 4인 가족이면 숫자 그대로 대보기 좋을 거다.

우리집 한 달 예산표 (세후 450만원)

구분항목금액(만원)

고정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122
고정비 관리비·공과금·통신비 47
고정비 보험료 36
고정비 자동차 유지비 28
변동비 식비·생활비 105
변동비 자녀 교육비 72
변동비 부모님·경조사·기타 18
저축 ISA·연금 10
  나가는 돈 합계 438
  남는 돈 12

표를 처음 보고 내가 제일 놀란 건 식비도 학원비도 아니었다. 고정비였다.

주담대 122, 관리비·통신 47, 보험 36, 차값 28. 이것만 더해도 233만 원. 들어온 돈의 절반이 넘는다.

여기서 하나 깨달았다. 식비 같은 변동비는 아무리 졸라매도 한 달에 10만 원 빼기 힘들다. 근데 고정비는 한 번 손보면 매달 자동으로 빠진다. 그래서 식비부터 줄이려던 걸 멈추고, 고정비부터 뜯어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본 건 대출이었다

솔직히 제일 무서운 항목이라 미루고 있었는데, 금액이 제일 크니까 효과도 제일 컸다.

내 주담대는 몇 년 전 금리가 낮을 때 받은 거라, 그동안 금리가 오르면서 원리금이 슬금슬금 늘어 있었다. 그래서 두 가지를 확인했다. 지금 금리가 갈아타기(대환)로 더 낮아질 수 있는지, 그리고 중도상환수수료가 남았는지.

이건 한 달에 몇만 원이 아니라 몇십만 원이 왔다 갔다 하는 부분이라, 외벌이라면 1년에 한 번은 무조건 확인하는 게 맞다고 본다.

보험료 36만원, 이게 맞나 싶었다

네 식구 보험료가 36만 원이었다. 소득의 8%다.

찾아보니 가구 보험료가 소득의 8%를 넘으면 한 번 점검해보라는 얘기가 많았다. 우리집도 오래전에 설계사 통해 든 거라, 중복되는 보장이나 안 쓰는 특약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컸다. 무작정 깨는 건 위험해서, 일단 증권부터 다 꺼내 보기로 했다.

통신비는 의외로 제일 쉬웠다

관리비·공과금은 못 줄여도, 거기 묶인 통신비는 손댈 수 있었다. 알뜰폰이나 인터넷·휴대폰 결합할인으로 가구 단위 통신비를 줄이는 건 비교적 빨리 되는 일이었다. 효과는 대출만큼 크진 않아도, 스트레스 대비 절감이 제일 좋은 항목이었다.

식비랑 학원비는… 솔직히 못 줄였다

여기서부터는 현실이다.

식비 105만 원. 외식·배달 줄이면 된다는 거 안다. 근데 애 둘 키우면서 그게 마음처럼 안 된다. 배달비는 한 달 단위로 모아보면 생각보다 크니까, 그것부터 한 달만 기록해보기로 했다.

자녀 교육비 72만 원은 제일 줄이기 어려운 항목이다. 무리하게 한 번에 끊기보다, 과목 우선순위를 정해서 천천히 조정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이었다.

50:30:20 법칙? 우리집엔 안 맞았다

흔히 필요 50 : 욕구 30 : 저축 20으로 짜라고 한다. 우리집에 대보니 이랬다.

구분권장우리집

필요(고정+필수) 50% 약 71%
욕구(변동) 30% 약 27%
저축 20% 약 2%

저축 2%. 비웃을 사람도 있겠지만 이게 현실이다. 그래서 이 단계 목표는 "저축 늘리기"가 아니다. 고정비를 줄여서 저축할 여력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목표다.

이번 달에 실제로 한 건 이거다

거창한 계획 대신, 일단 손에 잡히는 것부터 했다.

  • 자동이체·자동결제 목록을 전부 뽑아서 출력했다
  • 안 쓰는 구독 서비스 몇 개를 끊었다
  • 대출 금리랑 대환 가능 여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 보험 증권을 다 꺼내서 중복 보장이 있는지 보기로 했다

숫자를 적고 나서 달라진 건 딱 하나다. 막연한 불안이 '어디부터 손대지'로 바뀌었다.

다음 글에서는 제일 크게 막혀 있는 그 대출(주담대 122만 원)을 실제로 갈아탈 수 있는지 직접 알아본 걸 적어보려 한다.